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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보관하는 법.

by 사사사이다 2020. 9. 17.

여름부터 가을까지 먹을 수 있는 과일 무화과. 예전에는 수입한 건조 과일로만 접할 수 있어서 무화과 먹는법 따로 필요없이 견과류와 같이 섭취하던 게 전부였는데요. 남도 여행 갔다가 어느 집 나무에 매달린 걸 보고서 HOXY 했던 것이 바로 신선한 생과라 이렇게 따뜻한 남쪽에서는 키우기도 하는구나 생각을 했었답니다. 몰캉하면서도 고급진 달콤함이 너무 좋아서 저희 집에도 하나 심고 매일 먹으면 좋겠다 싶었죠. 지금은 시장에서도 팔고, 마트에서도 팔고, 여름 과일로 자리잡았지만 워낙에나 껍질이 약하고, 조직이 부드럽다 보니 덜 익은 상태에서 나오는 것 같달까? 푸릇한 애들은 단맛이 적어서 아쉽고, 붉은 애들은 몰캉거림으로 곰팡이에 더 취약한 것 같고, 자기들끼리 부딪쳐서 생기는 상처도 많고... 그냥 때가 됐으니 한번 먹자 정도일뿐 이래저래 마음에 쏘옥~ 드는 애들을 만나기는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해남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아이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답니다. 껍질이 얇고, 과육이 무르기 쉬운 특성에도 불구하고, 햇볕을 충분히 받아 잘 익은 상태에서 완충재에 용기포장까지 2중 포장 후 아이스팩으로 신선함을 유지하며 오더라구요. 방방곡곡에서 나오는 신선한 제철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프레시웰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죠.

12과에서 15과라고 적혀있더니 4과짜리 2팩과 5과짜리 1팩으로 총 13과가 도착했고요. 개당 무게는 작은 건 80g,  큰 건 100g 정도로 한 팩의 무게는 약 400g을 살짝 넘는 상태였어요. 80g짜리 5과니까 400g, 100g짜리 4과니까 400g, 한 팩에 400g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았네요. 


사실 동네에서 사서 먹을 때는 하루만 지나가도 급격하게 노화해가는 것 같아서 구입한 당일이나 아님 다음날까지는 먹으려고 하는 편이지만 농촌진흥청 무화과 보관법을 보면 키친타월로 감싼 후 비닐봉지에 밀봉하고, 냉장고에 넣는 것이 그 상태를 가장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구요. 동네에서 만나는 애들은 상처가 있고, 익은 정도가 제각각이라 막상 그렇게 해도 아주 오래 보관하는 게 어렵기는 하지만요. ㅎㅎㅎ


그렇기 때문에 무화과 보관법을 알아도 일단 애들의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는 게 먼저구요. 상처가 났거나 무른 부위가 있는 것들을 먼저 처리하고, 온전하고, 깨끗하고, 예쁜 애들은 좀 전에 알려드린 것처럼 키친타월에 감싸 비닐봉지에 밀봉 후 습도를 조절하면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상처가 나거나 무른 애들을 위한 무화과 보관법 첫번째는 빠르게 먹는 거에요. ㅎㅎㅎ 아무래도 오래두면 둘수록 점점 상태가 악화하거든요. 나빠지기 전에 처치한다는 것이 이 아이의 모든 영양을 잡스러운 맛 없이 고스란히 흡수한다는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고요. 두번째는 냉동이랍니다. 잘 씻어서 물기를 제거 후 얼렸다가 심심할 때, 목마를 때, 더울 때 꿀이나 올리고당 넣고, 갈면 그렇게 개운하면서도 신선할 수가 없어요. 세번째는 잼~ 400g 한 팩을 잼으로 만든다고 하면 저는 과육이 살아있는 걸 더 좋아하니까 물은 약 반 컵 정도 넣고요. 설탕은 200g 정도 넣어 살짝 졸여줘요. 다른 과일 같은 경우 갈아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얘는 놉! 바글바글 끓은 후 꾸욱꾸욱 눌러 과육을 으깨고 수분감이 적당할 때 레몬즙까지 넣어서 농도를 맞추구요. 변질을 막기 위해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먹어요. 소금을 살짝 넣어주면 좀 더 단맛이 강조되고, 자두나 패션프룻처럼 새콤한 애들을 같이 넣어주면 그것도 또 다른 맛으로 엄지 척!이죠.


실제로 택배가 도착하기 전에 제 마음은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었어요. 과숙이 됐거나 상처입은 애들은 먼저 먹고, 잼 만들고, 예쁜 애들은 키친타월과 함께 비닐에 밀봉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실물을 보니 와우~ 너무 예쁘더라구요. 안전하게 와서 그런지 상처없고, 전체적인 색깔이 적당히 붉어서 예쁘고, 꼭지가 푸릇하니 신선하고, 밑면이 벌어지기 직전이라 딱 절묘한 타이밍에 수확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팩이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시중에서 제가 만나던 애들과 비교하면 상태에 대한 점수는 백점 만점에 삼백점도 줄 정도라 잼을 만들만한 아이는 하나도 없었네요.


그럼 이 무화과 보관법은 더 신경써야겠죠? 망사에 들어가서 개별적으로 용기에 세팅됐지만 완벽한 밀봉은 아니라 틈이 있길래 비닐봉지에 키친타월 두툼하게 넣고, 이 상태 그대로 넣은 후 비닐을 꽁꽁 싸매줬어요. 
2 팩을 그렇게 밀봉해서 냉장고에 넣고 보니 얼마나 배가 부르던지... 이제 야금야금 아껴 먹어도 괜찮겠구나... 얘네들은 건드리지 않으면 좀 오래 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 먹어 볼께요. 하나씩 하나씩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를 했어요. 다른 과일들은 농약 제거를 위해 물에 1분 이상 담궜다가 먹지만 얘는 물에 담그면 아랫부분을 통해 단맛이 빠져서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담궈둘 수가 없는데 무농약이라서 껍질까지 먹어도 괜찮구요. 오히려 제대로 영양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껍질까지 먹는게 중요하답니다. 


때로 껍질을 까고 먹는다는 사람도 있지만 놉! 한 입 베어 물면 고급진 자연의 단맛이 쭈욱~ 느껴지면서 오독오독한 씨가 씹히는 속살과 차들차들 탱글탱글한 껍질이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이걸 까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어요. 남도 여행 갔을 때 나무에 매달려 있던 애는 완전 과하게 익어서 아래 부분이 쩍벌된 상태로 속살을 바깥에 완전 오픈하고 있었지만 속살과 비교하면 강도가 강하다고 해도 실제의 식감은 망고나 딸기 수준이라 이 보드라운 껍질을... 까지지도 않는 껍질을 일부러 벗기려고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레몬이 많이 들어갔는지 신맛만 강해서 올리고당으로 간을 맞췄고요. 부드럽게 넘치는 수분감을 느끼면서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씨의 식감에 빠져들며 이 아이가 주는 자연의 고급진 달콤함을 음미했습니다.


섬유질이 많고, 고기를 먹은 후에 후식으로 먹으면 소화도 잘 된다고 하지만 저는 그냥 먹어도 좋았고요. 수박처럼 은근한 달콤함이 있어서 갈증날 때 더더욱 효과적이었어요.
오늘 제가 여러가지를 말씀드렸지만 중요한 키포인트는 이거에요. 일단 만나면 선별을 해서 Keep할 것과 빨리 해치울 것을 골라야 하고, Keep할 애들은 키친타월과 같이 비닐에 밀봉해서 냉장고에 넣으면 습도가 유지되면서 좀 더 오래 먹을 수 있다는 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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